Fate/Stay Night

받아만 놓고 실행하지는 않고 있었던 페이트를 드디어 해봤습니다.

....한글화 만세-ㅂ-/

월희에 비해서 시나리오적 완성도는 좀 낮다.. 라고 듣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더군요. 제가 이런 류의 시나리오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월희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특히 UBW루트는 최고!!)

결과적으로 Fate루트에서 Heavens Feel루트까지 쉬지않고 플레이해버렸네요.
이 녀석도 각 루트별 강제적인 클리어방식이더군요. 사실 이런 방식은 좋아하는 캐릭터를 먼저 공략할 수 없어서 그다지 좋아하는 바가 아닙니다만... 어차피 세이버와 린 순으로 가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또 페이트에서는 시나리오상 이렇게 할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큰 거부감 없이 플레이했습니다.

비주얼노벨에 이렇게 달려들기도 참으로 오랜만이군요..
(라지만 해본게 월희, 시즈쿠, 페이트 뿐이던가-_-a)

역시 동인그룹에서 상업그룹으로 변화한건 꽤 큰 변화였던 모양입니다.
월희의 그 썰렁한 배경과 그래픽을 생각하다 이 녀석을 보니 완전 격세지감이로군요;; 거의 애니스틸 화상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월희는 오히려 텍스트본이 더 재밌었다.. 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는데, 페이트의 경우는 화상, BGM과 같이 듣지 않으면 그 박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꽤 많아서 역시 비주얼노벨!!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전체적인 느낌은 이정도고.. 각 루트에 관한 세세한 느낌은 가려두겠습니다.
이미 해보실만한 분들은 다 해보셨겠지만.. 아직 안해보신 분들도 계실테니. 게다가 꽤 깁니다^^;;


밑의 감상은 각 루트에 대한 치명적인 내용공개가 되어 있습니다.
아직 게임을 안하신 분들 중 플레이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은 보지 않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Fate/Stay.Night


# Fate 루트

: 가장 '페이트'다운 루트랄까요. 그냥 평범한 비주얼 노벨이었다면 이 루트만 가지고도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성배전쟁이라는 대주제에 맞게 세이버와 시로간의 신뢰관계에 주목하고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서번트로써 감정을 죽이고만 있었던 세이버가 뒤로 갈수록 마스터인 시로에게 마음을 연다... 그야말로 왕도지요. 예. 하지만 그런 뻔한 전개가 너무도 좋았습니다. 왠지 정감이 간달까.

특히 이번 루트의 엔딩만이 진정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록 세이버가 현실에서 사라지긴 했지만 힘들었던 윤회에서 벗어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안식을 얻었고, 신지는 죽었고(!!!) 사쿠라는 그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게다가 성배로서 기능하지도 않았지요) 그리고 이리야 역시 이 루트에선 그 삶을 이어나갈 수 있고, 린과의 관계도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야말로 '모두가 행복해진' 결말이 아닐까요.


자신보다 더 나은 왕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자신의 왕국은 멸망하지 않았을까.. 라는 후회로 영구한 반복을 계속하던 세이버. 그러한 고뇌를 알고 있던 세이버이기에 간간히 보여주는 그녀의 웃는 모습은 꽤 짠한 감동을 주었다지요.




# Unlimited Blade Works(無限의 劍製) 루트

: 세 시나리오 중 가장 평판이 좋고, 개인적으로도 페이트를 좋아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된 루트입니다. Fate루트가 시로와 세이버간의 신뢰관계에 주목하고 있다면, UBW루트에서는 마스터인 시로의 신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될 수 있으면 모든 사람을 구하고 싶다.' 사실 게임이기에 가능한 신념이고, 현실에서는 그걸 관철시켜나가는건 정말 어렵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처의 실망과 좌절이 플레이어에게 더더욱 깊게 다가오고, 비록 게임에서이긴 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정말로' 관철시켜나가는 시로의 모습이 멋지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고유결계인 'Unlimited Blade Works'를 완성시키고 길가메쉬와 대적하는 부분에선 정말 소름이 쫙 끼쳤습니다. 아무튼 이번 시나리오에서의 아처와 시로는 정말로 맘에 들은 캐릭터의 모습.

게다가 이번 시나리오의 히로인 토오사카 린. 사실 주요한 초점이 시로와 아처의 관계에 맞춰져 있어서 히로인은 자칫 묻히기가 쉬운 시나리오인데, 그 역할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그 둘 간의 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나름대로의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더군요. 세이버라고 해도 힘들었을 역할이었는데, 역시 이번 루트에서 린을 히로인으로 한건 정말 적절한 선택이었지요...^^ 완벽한 미소녀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에서는 늘 실수하는 그런 모습이 정말 괜찮았어요.


아처.. '모든 이를 구하고 싶다' 라는 시로의 신념이 영령화된 형상. 비록 수없는 윤회를 통해 인간의 추악한 면만을 보고 한번 꺾이기는 했었습니다만 자신의 예전모습과의 격돌로 인해 다시금 기운을 얻을 수 있었겠지요. 등짝을 보자!! 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녀석이기도 했습니다.(남자는 등으로 말한다.. 라는 말이 정말 실감날 정도로)



# Heavens Feel 루트

: 사실 가장 없었으면.. 하는 루트가 바로 이 HF루트입니다. 앞의 두 루트에 비해서 너무 어둡고, 뒤틀려있지요. 사실 전 히로인이 괴로워하는 류의 시나리오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이 루트를 플레이하면서는 너무너무 괴로웠습니다-_- 전체적인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꼭 플레이해야하지만 선천적으로 저랑은 안맞는 루트랄까... 하지만 가장 비현실적이면서도 가장 현실적인 루트가 아닐까 합니다. HF루트가 있음으로 인해 오히려 Fate루트와 UBW루트가 더 빛을 발하는 것이겠지요. 어두움이 있어야 빛이 더 두드러지는 법이니 말이죠. 주변의 모든이를 구하고 싶어했던 신념을 꺾고 오직 사쿠라 한사람만을 구하기로 마음을 먹는 시로라던가(UBW에서의 그 모습과는 너무도 동떨어진 모습이기에... 반발하셨던 분들도 많지 않았을까요) 소환된지 6일만에 퇴장해서 흑화된 모습으로 재등장하는 세이버(!!!!)라던가 괴로움을 참고 견디다 서서히 무너져가는 사쿠라라던가....

특히 이번 루트에서 가장 괴로웠던 것이 사쿠라의 무너져가는 모습이었지요. '마법회로' 그 하나만으로 다른 집안으로 양자로 가게 되고 그로 인해 집에서는 버림받았다고 생각. 양자로 간 집에서는 마법을 위해 몸도 마음도 능욕당해버리는 생활. 처음엔 감시대상이었지만 어느새 자신에게 단 하나의 버팀목이 되어 주었던 사람. 하지만 이러한 괴로움을 혼자서 꾹꾹 참아 눌러가다 결국은 무너져가는... 그러한 부분들이 세심(...)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사쿠라를 별로 라고 말하는듯합니다만... 그러한 상황하에서 그녀를 과연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요....

쩝. 하지만 이번 화에서 정말 감동받았던 부분은 사쿠라에 관련된게 아닌, 시로를 구하기 위해 문을 닫으러 온 이리야였습니다. 물론 사쿠라를 죽이려하다 그저 따뜻하게 감싸준 린의 부분도 괜찮았지만, 무리한 검제로 인해 이미 기억도, 몸도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시로를 구하기 위해 와준 이리야와의 대화를 볼때 그만 울뻔했습니다;; '말했었지. 오빠는 동생을 지켜주는거라고. ...응. 나는 누나인걸. 그럼, 나는 동생을 지켜야지.' 성배로써 태어나 어떠한 따뜻한 정도 받지 못한채 살아온 이리야에게 혈육은 아니었지만 시로는 정말 중요한 존재였을껍니다. 왠지 그러한 정이 절절히 묻어나오는 대사들이어서 무척이나 감동받았고 슬펐다고 할까요...

게다가 흑화되어 등장한 세이버. 편안한 안식은 주지 못할 망정 이전 마스터였던 시로의 손에 그 활동을 정지당하다니... HF루트는 세이버에 한해서는 정말 True Bad 엔딩입니다-_-++++++

엔딩도 무척이나 찝찝했습니다. 어찌보면 가장 현실과 비슷한 엔딩이었기에 그런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요. 분명 많은 이들이 생존하고 살아가는 루트입니다만, 페이트 세계관을 관통하고 있던 '어두움'이 드러난 이상, 이미 페이트의 세계는 Fate루트와 UBW루트가 가지고 있던 빛을 잃어버린 것이죠. 있는 것은 오직 현실뿐. Fate와 UBW루트를 클리어했을때의 깔끔함은 이미 안드로메다 저편으로 가버렸더군요.. ㅠ.ㅠ


이번 루트에서 메인 히로인인 사쿠라가 저에게 괴로움만을 안겨준 반면, 이리야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그외 잡담들


# 각 서번트들의 진명
: 꽤 전형적인 것이 많아서 쉽게쉽게 눈치챘었습니다. 세이버의 경우는 무구가 액스칼리버라는걸 게임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쉬웠습니다.(하지만 설마 정말 아더왕일줄은. 게다가 아르토리아라는 이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랜서의 경우도 '게이볼그'와 '아일랜드의 빛의 왕자'라는 이명 덕에 쿠홀린인것을 쉽게 알수 있었지요.
캐스터의 경우는 아처의 설명을 통해 '메데이아'라는 이름을 생각해냈고..
라이더의 경우는 '안대'와 '페가사스의 기승'을 통하니 쉽게 알겠더군요.
아쳐는 정말 뒤통수를 맞은 격. 원래 영웅이 아니다.. 라고 말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설마 '영령 에미야'일줄은.(웃음)
버서커와 어새신의 경우는 각각 바로 이름을 댔으니 추리고 자시고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사키 코지로라니. 이름을 밝히는 장면에서 실소를 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사키 코지로랑 어새신은 백만광년 떨어져있다고 생각하는데;;
후에 나온 어새신 '산중노인(하산 사바흐)'은 어새신이라는 말의 기원이 된 사람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달까요.
길가메쉬는 그 황금갑옷때문에 바로 알아챘습니다. 뭐, 이건 드루아가의 탑때문이긴 하지만서도-_-a


# 각 H씬은 참 뭐랄까.. 그야말로 무협소설틱하더군요. 마력의 공급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라. 이건 그야말로 무협지의 전형, '미약에 중독되었으니 해독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 가 아닙니까.(웃음) 잘만든 비주얼노벨에서 언제나 이야기되는 것이긴 하지만 H씬은 불필요하지 않았나.. 라고도 생각이 되더군요.


# 세이버... Fate루트때만 해도 왜 '세이밥'인지 몰랐는데... 뒤로 가면 갈수록 망가지더군요. 특히 타이가의 부용해를 먹고 '시로. 아무리 저라고 해도 이건 먹을 수 없습니다'라는 장면에선 그야말로 뒤집어졌습니다. 게다가 대련을 통해 반나절을 완전히 기절시킨.. 역시 밥에 맺힌 원한은 무서운 법이라는걸 다시 한번 가르쳐준 세이버였습니다^^;;


# 그야말로 전형적인 쓰레기 캐릭터였던 마토 신지. 전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일그러진' 이유를 바랬습니다만, 뭐 그야말로 전형적인 이유로 일그러진 캐릭터이더군요. UBW루트에서만 살죠 아마. 하지만 정말 이번 작 중에서 '죽기를 바란' 캐릭터는 신지가 유일할듯 합니다. 생리적으로도 가장 혐오하는 캐릭터라서 말이지요.


# BGM중에서 맘에 들었던건 일루전(피아노버전), 질풍의 검사, 약속된 승리의 검.. 정도군요.



Type Moon은 이리야 루트와 타이가 루트를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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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魔神皇帝 | 2005/10/14 08:03 | 게임에 관한 잡담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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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5/10/14 20:42
저는 한글패치가 나왔다 해서 깔아 다시 해보려 했더니만, 한글패치가 에러난 관계로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 중입니다. 년말에 나올 생물체님 패치를 기다릴지 아니면 그냥 할지...라지만 어느 쪽이든 다른 거 아느라 뒷전일 건 틀림없는 일.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5/10/14 20:44
어쨌든 저 강제 클리어 때문에 더욱 더 비주얼 '노벨'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사실 타입문 게임 자체가 연애 보단 다른 쪽에 스토리가 중점됐긴 하지만...
Commented by 한밤중의앙앙 at 2005/10/14 22:58
패치가 나왔군요? 저도 해야지요.
Commented by 지조자 at 2005/10/15 17:40
드디어 Fate를 하셨군요...^^
저는 세이버, 린 만세입니다...ㅠ,ㅠ
Commented by 아오야마 at 2005/10/16 19:05
~~~버서커 러브~~~(일리가 없잖아;;;;)
Commented by milly564 at 2005/10/19 13:23
타이가 만세[..]
Commented by 魔神皇帝 at 2005/10/19 20:21
계란소년님/ 새로 나온 0.91패치로 하신건가요? 뭐가 문제지..;; 암튼 저 강제 클리어 방식 자체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말씀하신대로 '소설'의 이미지는 더 강하게 줄 수 있었지만요-ㅅ-

앙앙님/ 지금 바로 하시는겝니다!!

지조자님/ 한글패치가 안나왔으면 이 명작을 놓칠뻔.. ㅠ.ㅠ 세이버, 린이야 게임하고 안좋아하면 이상한 인간일듯.. ㅠ.ㅠ

아오야마님/ .....그쪽 계열이셨습니까!!!(.......)

수영님/ 타입문은 타이가 루트를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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