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니아 연대기에 대한 두서없는 잡담

# 얼마 전에 서점에 갔었는데 나르니아 연대기가 7권 한꺼번에 묶인 분량으로 두~껍게 하드커버 장정 되어 '쌓여'있는걸 보고 참 세상 좋아졌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웃음) 제가 구하려고 할때는 그렇게 시리즈로 안나와주더니 영화 한 편이 제작되니 이렇게 대접이 달라질 수가 있나요.

이하는 길어져서 가립니다-ㅂ-

보실랍니까?



제가 처음 나르니아를 접한게 국민학교(...)6학년때로군요. 그때 해운대구 도서관에서 해운대구, 남구 초등학교들을 대상으로 독서교실을 열었는데, 어영부영 그곳에 가게 되었었습니다.(당시에는 수영구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더랬지요 :-)) 그래서 한창 책을 고르던 중 '권장도서목록'에서 성바오로 출판사(출판사까지 기억하고 있을줄이야.. 저도 놀랍군요-_-;)에서 출간한 사자와마녀와옷장을 보게 되고 그책을 읽게된게 수렁이었습니다-ㅂ- 그 당시에도 북구신화라던가 베오울프 이야기등에 심취(...)해 있었던지라 코드가 맞았던게지요. 몇번을 다시 읽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지금도 나니아 연대기를 '나르니아 연대기'라고 표현하는건 그때의 표기법이 익숙해서이지요.^^;;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시리즈로 되어있는지 몰랐고 사자와마녀와옷장 자체만으로도 완결성을 지니고 있기에 재밌는 책 한편을 봤구나...하고 넘어갔었는데, 중2땐가 친구네 집에 가서 동녁호의 모험을 본게 결정타가 되어 버렸습니다. 한창 재밌게 잘 읽고 있던 중 계속 '어디선가 봤던 녀석들인데' 라는 생각이 났었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자와마녀와옷장에서 나왔던 녀석들이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한동안 사자와마녀와옷장을 읽고 동녁호의 모험을 읽는게 일과였습니다.(웃음)

그리고 얼마 안있다 '마법사의 조카'마저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녀석은 당시 제목이 뭐였었는지 확실하게 기억이 나지 않네요. 마법사의 조카는 디고리교수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라 처음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역시나 등장하는 마녀(물론 하얀마녀와는 다른 마녀입니다만.. 그 선조였던걸로)와 마지막에서야 나오는 '나르니아'라는 지명때문에 역시나 같은 시리즈라는걸 알게 되었지요.

이렇게 되니 분명히 다른 시리즈도 더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고, 그래서 중3~고3때까지 서점 순례를 하면서 언제나 찾아보는 유일한 저자는 C.S. 루이스였습니다. 당시엔 컴검색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서.. 정말 고생했더랬지요-_-;; 저때 제 취미라는게 서점 순례밖에 없었기에 가능했던 일.(애니와 프라는 당시로썬 너무 돈이 많이 드는 취미였기에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 고3 이후로 늘었죠;;) 일단 동보서적에서는 잡지에 래핑을 안했기 때문에 잡지는 거기서 모두 섭렵하고 영광도서로 이동해서 소설류를 보는 방식으로... 저렇게만 해도 토요일 오후는 금방 가서 꽤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무튼, 저런 순례를 계속 했습니다만 C.S. 루이스 이름으로 발매된 작품들은 늘어나지 않았었습니다. 언제나 찾아보면 나오는건 사자와마녀와옷장, 동녁호의 모험이 전부고, 어쩌다 마법사의 조카가 걸릴뿐. 그나마도 대부분 안팔리는지 품절 이후 물건이 들어오지 않고 있더군요.

그러다 눈에 들어온게 '난쟁이들 이야기'. C.S. 루이스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 바로 찾아봤습니다. 표지만 봐서는 전혀 나르니아와 관련없을듯한 모습이었지만 읽어보니 아슬란도 나오고 피터와 루시도 나오고... 맞더군요. 사실 이녀석의 원제는 'The Last Battle'인데 어째서 뜬금없이 '난쟁이들 이야기'가 된건지 지금도 의문. 어쨌던 이 녀석이 마지막인지라 모든 스토리가 쫑나버려서 이후론 더 이야기가 없음을 알았습니다. 이렇게 되니 자연히 열기가 좀 식더군요. '마법사의 조카'에서 나니아의 시작을 보고, '마지막 전투'에서 나니아의 끝을 봤으니 말입니다.(물론 마지막 전투는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말하고 있긴 하지만-ㅅ-;)

그래서 어느정도 스토리는 알게 됐으니 시리즈 전권을 모으고 싶다!! 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몇권인지도 확실하지 않았던 주제에 말입니다 :-) 그래서 시리즈로 나온 걸 찾아봤지만... 없더군요. 딱 한번 일련의 시리즈로 발간된 나니아 시리즈를 봤습니다만 너무 애들틱한 장정에(거의 8~10세 수준의 장정) 결정적으로 중간중간에 퀴즈까지 있어서 차마 구입할 수가 없었습니다.(예전에 많이 유행했던 퀴즈형식 말입니다 예를 들면 '앞장에서 루시는 툼누스와 어떤 대화를 나눴나요?' '이 장에서 배워야할 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봅시다.' 등등....;;)

그래서 전권수집의 꿈은 잠시 접어두고 있었는데... 의외의 곳에서 성과가 있었습니다. 2000년에 배낭여행을 갔었는데, 영국 히드로 공항 서점에서 원서를 발견하게 된 것이었지요. 바로 전권을 찾아봤습니다만.. 아쉽게도 사자와마녀와옷장과 캐스피언 왕자는 누락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나머지 권들을 발견한게 어디냐 싶어서 몽땅 구입해왔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읽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보니 어느덧 2004년이 되어버리더군요-_-;; 귀차니즘도 강한 이유 중 하나였지만 뭣보다 읽을 의욕을 감소시켰던 것이 '베루나 대전쟁'에 대해서 쓰여진 책이 없었다는 겁니다. '동녁호의 모험'에서 잠시 언급되는 베루나 대전쟁은 그 등장인물들의 면면을 봐서 꽤나 재미있었을 것이 틀림없는 에피소드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먼지만 쌓여가고 있던 원서들을 보고 있던 저에게 또 다른 지름신이 닥쳤습니다.

.....시공사에서 전권을 번역해서 발간했더군요.orz 장정은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허용범위내에서 전질이 나와준게 어디냐.. 하고 구입해버렸습니다.(먼산) 그래서 안읽고 있었던 '말과 소년' '캐스피언 왕자' '은의자'는 번역판으로 읽어버렸죠. 원서는 영어공부하는 셈 치고 다시 천천히 읽을 생각입니다.(언제!!)

지금 가지고 있는 나르니아 연대기는 '난쟁이들 이야기(the Last Battle)', 원서로 캐스피언왕자와 사자와마녀와옷장을 뺀 나머지, 그리고 시공사판 전권...이군요. 잘못하면 이번 하드커버도 지를수도...게다가 DVD도 구매예정이고(...)

암튼 이런 삽질을 해댔으니, 나르니아 연대기에 대한 느낌은 다른 판타지들과는 좀 다릅니다. 왠지 애착이 많이 가는 시리즈라고 할까요. 이쁜 정도 많지만 미운 정도 많은, 그런 녀석. 아직까지 나르니아 연대기를 제칠만한 판타지는 저에게 없네요. 아마 평생가도 나타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어릴때 남겨진 인상은 정말 강렬한 법이니까요.(웃음)


# 사실 하드커버 장정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C.S. 루이스가 나니아 연대기를 집필한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주기 위해서 였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분위기인 단순한 종이커버 내지는 문고판이 가장 적당한 작품이라고 보는데... 한대 맞으면 죽을듯한 육법전서틱하게 장정을 해버리면...-_-;;


# 연대기 내에서 좋아하는 작품순은 동녁호의 모험 - 사자와마녀와옷장 - 마법사의 조카 - 마지막 전투 - 은의자 - 캐스피언 왕자 - 말과 소년 이로군요. 아무래도 사자와마녀와옷장을 먼저 읽었다보니 루시들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더 흥미가 있어요. 말과 소년은 그야말로 외전격이라 아무래도 흥미수준 최하. 하지만 이야기 자체는 다른 에피소드들에 못지 않습니다. 구성면에서는 오히려 수위를 달리지만 역시 외전이라는 것이...(...)


# C.S. 루이스 할배가 살아있다면 써달라고 조르고 싶은 '베루나 대전쟁'에 대한 에피소드. 동녁호의 모험에서 그렇게 흥미진진할 것처럼 언급해놓고 그렇게 쏙 빼버리는게 어딨슴둥!!! 특히나 캐스피언왕자-동녁호의 모험 처럼 인물들이 연결되는 에피소드에 약한 저로써는 베루나 대전쟁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 정말 간절했습니다.(먼산)


#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다는건 어느정도 사실. 적대세력으로 분류되는 칼로르멘 인들은 묘사를 보면 딱 아랍계 흑인계통입니다. 이슬람적 요소가 강하게 풍기는. 반면에 캐어파라벨측은 완연한 백인들이지요. 황인종은 없긴 하지만 등장했었다면 칼로르멘쪽이거나 훨씬 미개한 종족으로 나왔을 법한 분위기입니다. 뭐, 우리나라에서야 백인우대주의(...)니 그렇게 껄끄러울 정도는 아닙니다. 뭣보다 황인종이 안나온다니까요.-ㅅ-


# 어쨌던 영화가 나옴으로 해서 정확한 발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건 다 맞지만 '나르니아'는 '나니아'로 '아슬란'은 '아스란'이 올바른 발음이 되겠더군요. 하지만... 역시 '나르니아'가 더 친숙해요.^^;;


# 하드커버 출판본에는 인명사전도 실려있네요. 저것만 어떻게 입수할 수 없나-_-a


# 영화가 앞으로 4편 더 만들어질 예정이라는군요.(사자와~ 포함 총5편) 그렇다면 마법사의 조카와 말과 소년이 빠질 공산이 큰데... 어쨌던 동녁호의 모험만 만들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될 수 있으면 the Lsat Battle도.(제일 만들기 어려운 화일지도 모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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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魔神皇帝 | 2006/01/08 16:16 | 책에 관한 잡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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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필리아 at 2006/01/08 17:29
마신황제님께는 예전부터 의미깊은 작품이셨군요.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동녘호의 모험일까요?

하드커버는 확실히 좀 무서워 보입니다[...]
Commented by milly564 at 2006/01/08 18:45
전 나니아 연대기 접한지 몇년 안 됐습니다
내용이 가물가물한데 단 한가지 알 수 있는건
책이 딥따 두껍다는 겁니다(..)
Commented by 하냐앙 at 2006/01/08 19:12
그책이 매우두꺼운데에도불구하고....옆에 은하수 히치하이커 가 같이있어서 그저그래보였습니다 -0-
Commented by 찌용 at 2006/01/08 21:38
영화가 나오기 전에는 돌킨의 반지의 제왕도 구하기가 힘들었죠. 제가 고1때만해도 큰 서점에서도 잘 없었으니...
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6/01/08 22:15
그 하드커버가 저희 동네 여고 방학 숙제라죠. 영어 독후감 숙제.
Commented by 무희 at 2006/01/10 01:23
저도 국민학생 때 '마법사의 조카'로 처음 접했죠. 이번 영화에 피터가 너무 멋지게 나와줘서 만족입니다./(근데 가면 갈수록 비중이....ㅜㅜ)
Commented by 늘보 at 2006/01/11 10:17
하드커버 사서 나한테 좀 빌려주3
Commented by 魔神皇帝 at 2006/01/11 19:16
오필리아님/ 분위기상으로 볼때 캐스피언왕자이지 싶더군요. 하드커버는 완전 흉기에요-ㅅ-;;

수영님/ 7권을 합쳐놓는 만행을 저질렀으니 그리 두꺼워진게지요...-_-

하냐앙님/ 히치하이커도 권수가 만만찮죠^^;;

찌용님/ 그래도 반지의 군주는 제법 판본이 많았죠(기억하기론 세가지 이상이었던걸로) 게다가 반지는 한번에 전 시리즈가 다 나와서 중간에 짤리는 일은 없었다는게 가장 큰 장점^^;;

계란소년님/ 저도 그 소릴 들었습니다. 뭐, 그리 어렵지는 않으니 상관은 없을지도요.(두께는... 노코맨트)

무희님/ 마법사의 조카는 어린 맘에 디고리의 삼촌이 무척 짜증났었죠(지금이야 여왕님을 따르는 시종을 이해해주지만-ㅂ- ) 피터의 비중이 너무 약해지는데는 정말 아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웃음)

늘보/ 장서담당 아녔냐? 니가 구매신청하면 되잖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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