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 이탈리아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무슨 말을 했냐는거다.

리플레이 장면을 봐도 마테라치가 지단에게 물리적인 접촉을 행한 일은 없었다. 단지 몇마디 이야기를 나눴을 뿐인데 그 몇마디에 A매치 108경기 출장에 '마에스트로'라고까지 불리는 지단이 무려 헤드버팅으로 가슴을 가격, 상대를 다운시키다니. 개인적인 그는 전혀 알지 못하지만 평소 경기하는 모습이나 인터뷰하는 모습, 기사들을 보면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은 아닌듯한데 말이다. 그것도 다른 경기도 아닌 자신의 A매치 마지막 무대이자 최고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결승, 그것도 후반전 막판에.

결국 지단이 제외됨으로 프랑스는 승부차기에서 중요한 키커 한명을 잃었고, 트레제게의 승부차기 저주와 맞물려 우승컵을 이탈리아에게 내주고 말았다. 무슨 말을 했던 상대선수에게 물리적인 접촉을 한 지단이 가장 잘못했고, 레드카드는 당연했다. 하지만 그런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게 만든, 그래서 최상급 선수의 마지막 A매치 경기를 불명예스럽게 마치게 만든 마테라치도 비난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을 것이고, 따라서 마테라치가 그에게 한 말이 무엇이었는지는 정말 궁금하다. (저 행동 하나로 후반전 마지막에 이탈리아는 공공의 적이었다^^;;)


경기 자체는 꽤나 재밌었다. 공수의 전환도 상당히 빨랐고, 무엇보다 프랑스가 전반7분만에 페널티골로 선취득점을 하는 바람에 전통적인 카데나치오가 나올 틈이 없었다. 게다가 준결승에서 독일과 했던 경기처럼 더이상 카데나치오에 의존하지만은 않겠다는 이탈리아의 의지도 엿보였고. 사실 전반에만 이탈리아에 3골정도 날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골대에 맞고 튀랑의 수비에 걸리고 하는 바람에 한골 밖에 못넣은건 이탈리아의 아쉬움. 특히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모습으로 실점할뻔했던 모습은 프랑스 수비진의 결정적인 실수였다. 하지만 골을 못넣은 것 역시 이탈리아 공격진의 결정적인 실수.

하지만 저 장면을 제외하면 두 나라 수비진의 실력은 정말 대단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칸나바로, 프랑스에선 튀랑이 특히 돋보였다. 그 중에서도 칸나바로의 수비는 정말... 175cm의, 수비수로는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는 체격으로 어떻게 수비의 이탈리아에서 부동의 멤버로 A매치 100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줬다고 할까. 게다가 칸나바로 뒤엔 부폰이 있었고. 비록 전반전 페널티골로 인해 최장시간 무실점의 대기록 작성에는 실패했지만 앙리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내는 등 역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승부차기에선 한골도 못 막은게 좀 아쉬울 정도로. '버터핑거'라고 불리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던 바르테즈도 오늘만큼은 준비를 단단히하고 나왔는지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바르테즈도 승부차기에선 한 골도 못막아내는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지.

양팀 공격수 중에서 돋보였던건 특히 앙리. '클럽전용'이라는 오명을 씻어내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팀이 졌기에 빛이 바랬지만 폭발적인 돌파, 결코 넘어지지 않는 균형감각, 물흐르는듯한 턴, 한박자 빠른 슛팅 등... 골까지 넣었더라면 정말 괜찮았던 경기였는데. 동일하게 좋은 컨디션이었던 리베리-말루다와 더불어 프랑스의 속도전을 주도했다. 그러고보니 프랑스 공격수 세명은 전부 무지하게 빠르더만; . 지단도 좋았는데... 좋았는데.... 체엣-_- 이탈리아에선 수비수 마테라치가 헤딩으로만 두골을 뽑아낼뻔하면서 공격수보다 좋은 인상을 심어줬다;; 토니는 프랑스 수비진에 꽁꽁 묶여서 전반전 헤딩으로 골대를 맞춘 것 이외엔 별다른 활약 없었음.

웃겼던건 후반전에 나왔던 데 로씨. 미국전에서 맥브라이드를 팔꿈치로 가격하고 4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는데, 이번 경기에선 반대로 말루다에게 팔꿈치로 한대 맞고 그라운드에 나뒹굴었다. '머리에 피도 안나면서' 얼굴을 찡그리며 멍~하게 있는게 꽤나 아픈 모양이던데... 니 팔꿈치에 맞고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흘렀던' 맥브라이드는 얼마나 아팠겠니. 그런데도 '난 당연한 행동을 했을 뿐이다'따위의 말 또 해볼텨?(웃음)


분명히 괜찮았던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막판의 씁쓸한 퇴장 장면 하나로 상당히 아쉬운 결승전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도 축구의 일부분이니 어쩌겠는가 :-) 4회 우승을 달성한 이탈리아에겐 축하를, 잘 싸운 프랑스에겐 격려를. 그리고 준우승한 프랑스와 비긴 한국 대표팀에겐 '너희 정말 이런 팀이랑 비긴거냐'라는 말을.(웃음)


덧. 엘리손도 주심은 패스를 한번씩 끊어먹는게 습관인듯 하다-_-; 김남일선수의 패스를 끊어먹은 것으로 모자라 결승전에서마저 그런 모습을 보여줄 줄은-_-;; 끊어먹힌게 프랑스였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만약 프랑스였다면 '엘리손도에게 패스를 끊기면 진다'라는 징크스가 생길지도. :-)

덧2. 이번 승부차기 저주(지는 팀 유명선수는 반드시 실축한다)는 프랑스의 트레제게에게 돌아갔다. 내심 이탈리아의 델피에로가 바죠의 뒤를 잇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의외로 트레제게가 실축. 하긴, 앙리/지단/비에이라가 다 빠진 프랑스에선 트레제게가 가장 유명한 선수이긴 하지-_-;

by 魔神皇帝 | 2006/07/10 18:49 | 축구에 관한 몽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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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6/07/10 19:04
피파 컵 옆을 지나 들어가는 지단...세기의 명 사진입니다.
Commented by 魔神皇帝 at 2006/07/12 00:05
만약 퇴장당하지 않았다면 들어올리러 저곳으로 갔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아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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