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로즈



일단은 그림체가 맘에 들어서 아무 생각없이 봤던 만화책입니다만... 결과적으로 핵폭탄이었습니다.-ㅅ-;;
안좋은 의미에서 핵폭탄이 아니라 잘 그려진 작품이었기 때문에 임팩트가 컸다고 해야할까요...

개인적으로 만화를 볼때 너무 어두운 작품, 그 중에서도 심리묘사가 잘된 작품은 보는걸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볼땐 무척이나 재밌지만 보고나선 그 느낌에 한동안 빠져버려서 저도 모르게 우울해지기 때문이지요-_-; 즐거운 일만 생각해도 짧은 인생 속, 사실은 각박한 현실만 봐도 족한데 우울한걸 만화에서까지 보고 싶지 않아!!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언더 더 로즈'는 치명타였습니다. ㅠ.ㅠ 사전지식이 없는게 패착이었죠. 읽을때는 그야말로 몰입해서 봤습니다만, 읽고나서는 후유증으로 한동안 우울해져버렸습니다. 제길... 너무 심리묘사가 뛰어나잖아!!(웃음)

대강의 스토리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로랜드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권이 <겨울이야기>, 2권이후가 <봄의 찬가>로 1권이 1부, 2권 이후를 2부로 구성하는 조금은 독특한 구성입니다. 어차피 내용은 1권부터 쭉 이어져 나가는 이야기지만, 1부의 주인공은 라이너스, 2부의 주인공은 레이첼로 주되게 이야기되는 사건과 보는 시점이 달라집니다.

평을 보니 대개 '엠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같이 보시게 되는 경우가 많은듯한데, 엠마랑은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다르지요. 엠마가 밝고 따뜻하다면 언더 더 로즈는 무척이나 어둡고 암울합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어두운 측면을 낱낱이 드러낸다고 할까요. 언더 더 로즈의 세계에서 완벽한 인간은 아무도 없습니다. 현실과 같이 어느 한부분인가가 부족하고 과잉되어 있죠. 거기에 19세기 영국이라는 우리가 잘 알수 없는 시대적 배경에 약간의 만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더욱 더 꼬여지고 비틀어진 감정들이 드러납니다. 그래서 몰입이 더 쉽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심리묘사를 좋아하시는 분, 혹은 조금 어두운 이야기도 좋아 하시는 분이라면 추천드립니다만,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신 분이라면 조금 피하시는 것도. 재미는 있지만 너무 어두워서 우울해질 가능성 120%입니다-_-;;




이 밑으로는 스토리에 관한 몇 가지 제 생각들이므로, 스토리를 미리 알길 원하시지 않으신 분들은 넘어가시길^^ 그리고 제 생각이기에 평어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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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너스는 아무리 봐도 하가렌의 에드. 에드가 어머니 연성 실패 후 성격이 절라리 꼬이게 되면 이 녀석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데... 돌아보니 이런 생각을 한게 나만은 아닌가 보더라...(웃음)



# 언더 더 로즈에 대해서 검색해보던 중 보게된 작가와의 인터뷰. 헌데 이 글이 상당히 내 맘을 긁어놓아서 잠깐 언급하면

- <겨울 이야기>에서는 라이너스를, <봄의 찬가>에서는 레이첼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입니다만,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해서 작품을 그리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후나토) <겨울이야기>에서는 라이너스는 피해자의 얼굴을 한 가해자이며,다른 사람은 전원, 피해자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후략)

: 라이너스가 피해자의 얼굴을 한 가해자라는건 납득하기 어렵다. 사실 만화에서도 라이너스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슬슬 몰고 가는듯해서 기분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는데, 실제적으로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걸 보니 확신범이었군.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레이스의 죽음에 직접적 원인이 된 우울증의 시발점이 라이너스의 편지 한줄이었다고 하더라도, 그 전에 그레이스의 행실이 옳았다고 할 수 있냐? 11살이 될때까지 엄마라는 사람이 제대로 자기를 봐주지도 않고(설령 그레이스는 봐줬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절대 그렇지 않았던거다) 내팽개쳐놓고 사방에 돌아다니다가 내킬때만 얼러주다 다시 집안과 싸우고 집에서 나가서 딴 남자(그것도 아내가 있는!!!)에게 가 있는... 그러한 행실을 한 그레이스가 피해자라고 말하긴 어렵지... 아더와 그의 정실 안나도 잘한건 하나도 없으니 라이너스의 분탕질에 피해입었다고 할 순 없고... 뭐, 애들만 불쌍하다고 할까.


- 로우랜드 백작은 정처인 안나를 사랑하고 있지만 왜 애인을 만들거나 하는겁니까? 안나에게 <첩의 한사람이나 두 사람 만들어 버려요>라는 말을 들었다고는 해도, 그가 애인을 만들 타입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후나토) 그것은 복선이라...간단히만 말씀드리죠. 10년 가까이 다정한 말도 들은 적 없이 방치되었던 성인 남성이, 왜 다른 여성에게 사랑을 구하면 안되는 겁니까?

: 이건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가지만... 그래도 아더가 저질러 놓은 일을 생각하면 '미쳤지 저 인간도' 라는 생각밖엔 안든다. 당신들 둘(아더-안나)이 저지른 미숙한 행동의 댓가가 고스란히 애들한테 돌아가잖아? 아더의 피를 이은 아이들 중에 과연 '올바르게' 자란 아이가 있기는 해? 사실 아더라는 인간의 행동양식도 이해불가능. 완전 성인군자처럼 행세하지만 도대체가 '뒷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일 없이 마구 애새끼들을 내지르고 있어...-_-; 19세기 영국이라 축첩도 가능해요~ 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세간 통념은 첩은 '개념없는 X', 아이들은 '서자'취급을 받게 되더만. 모든걸 다 알고도 '난 사랑을 받지 못했으니 다른 곳에서 애들을 싸지르고 다닌다~'라는게 용서가 돼? 크아악~~~

인터뷰 원본의 출처는 Honey Rose와 Under the Rose의 관계: 후나토 아카리님 인터뷰-로이아이님 블로그



# 우와. 알고 봤더니 3권 마지막의 그 장면이 월리엄이 레이첼을 덥치는거였구나.(....) 너무 괴로운 관계로 마지막 장면은 아무 생각없이 휙 넘어갔는데 다시 보니 확실하네... 왠지 이 만화 작가의 성적 가치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야할꺼 같아. 모님의 언급으론 그후의 진행과정(조교...-_-)이 레이첼이 과거의 억압으로부터 해방되는 과정이라고 하시던데 무슨 유한마담도 아니고... 과거라는게 꼭 덥쳐져서 새로운 세계에 눈떠야 해방될 수 있는 그런거였어? 그건 3류에로망가의 전형이잖아...-_-;;



# 단행본 3권 이후의 줄거리는 확실치 않지만 레이첼이 조교(....정말로) 당하는듯. 월리엄이 원래 가학적인 성격이었으니(거기에 자기보다 연상녀를 덥치기도 하고) 가능은 한 라인같은데... 3권 표지에 월리엄이 들고 있는 물건은 바로 그걸 상징하는듯하다. 아하하하하-_-;;



# 글 쓰려고 다시 한번 읽어봤는데 기분이 더 더러워져버렸다.. 내가 너무 바른생활 사나이인걸까.(웃음) 역시 재미는 있지만 내 취향이랑은 맞지 않는듯... 거부반응이 계속 일어나고 있어.... 으아악....-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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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魔神皇帝 | 2006/09/27 00:02 | 만화/애니에 관한 공상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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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계란소년 at 2006/09/28 00:58
내용 밀도가 너무 높아서 아직 제대로 이해가 잘 안되는 만화 중 하나입니다;;
Commented by 魔神皇帝 at 2006/10/02 17:42
아다치도 아니고 이 사람도 한컷 한컷에 의미가 좀 있죠...-_-;;
Commented by 햏자 at 2008/09/21 23:40
언더더로즈는 지금까지 제 정서에 심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요......이거보고 생각하는 방식자체가 뒤바뀌어버렸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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