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호라이즌

잠이 안와서 케이블TV를 돌리던 중 데스티네이션을 하고 있더군요.
초반에 '비행기에서 내려야 해~' 하고 난리치다 정말 비행기가 폭파되는 것이 나오는 장면까지 보고 다른 채널로 돌렸더니, 그 채널에선 이벤트 호라이즌을 하고 있더군요.

뭐, 두 가지 영화 중에서 고르라면 역시 SF에 더 가까운(...) 이벤트 호라이즌쪽이라 채널 고정.

사실 이름도 많이 들었고 내용도 어느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만 진득히 제대로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볼만 하더군요^^

SF를 가장한 고어쪽이긴 합니다만 고어라고 해도 그렇게 심한 장면은 얼마되지 않더군요. 있다고 해도 간간히 지나갔고... 게다가 살조각이 난무하는건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긴(?) 부분은 패스해서(한 두 부분 정도였던가... 박사가 피자 자르는 칼(...) 들고 설치는 장면이랑 비디오장면) 꽤 깔끔하게(...) 봤습니다.

아무래도 소품이 좀 어색하다는 것과 뒷부분으로 갈 수록 스토리가 좀 개연성이 없어지는 것, 몇번이고 '우주공간에서' 공기가 빠지는 상황인데도 멀쩡한 인간들을 빼면 꽤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뭣보다 음산한 분위기가 좋더군요. 우주라는 폐쇄공간과 '지옥에 다녀온 우주선' 이라는 설정이 맞물려 꽤 괜찮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배의 이름도 SF에 걸맞게 뭔가 있어보이는 '이벤트 호라이즌(사상의 지평선)'이라는 것 또한 플러스 포인트.(웃음)

개인적으로는 워프로 인해 지옥에 다녀온 우주선이라는 설정이 무척 맘에 들었습니다. 워프를 이용해 날아다니는 기체는 많지만 저런 설정은 역시 호러계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라... SF에서 저런 식의 설정이 나와버리면 워프는 봉인해야하니 말이죠^^;; 지옥에 다녀와서 제정신일 사람이 없을 것 이듯이, 기계마저 미쳐버린다는 설정은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 설정때문에 전체적 중반부 스토리가 애니메이션 '메모리즈'의 한 에피소드와 닮았다는건 떨쳐버리기 힘들더군요. 보는 내내 메모리즈가 생각났으니 원-_-;;

SF영화류를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추천, 살점이 난무하는 고어를 싫어하시는 분께는 비추천이 되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심하게 피칠갑이 되는 영화도 아닌지라 고어를 목적으로 보시는 분께도 비추천입니다.(먼산) 대부분 보신 분들은 B급 영화라고 평하시더군요. 그래도 전 꽤 재밌게 봤으니 A-를 주겠습니다.^^;

by 魔神皇帝 | 2006/10/24 21:31 | 영화와 프라에 관한 망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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