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08] 스페인 대 독일

아, 놀라운 발락의 저주여.(웃음)

유로2008은 힘의 축구에 대한 기술의 축구의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44년 무관의 한을 풀려는 스페인과 4회 우승의 기록을 노리는 독일의 맞대결은, 각 국가의 극명한 플레이 스타일 차이로 인해 팬들의 관심을 끌었던게 사실.

당초 예상으로는 전통적으로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나라에게 그리 좋은 기억을 가지지 못한 스페인이 고전하지 않을까 였으나, 경기가 시작되자 다행히(?) 그렇게 흘러가지는 않았다.

독일이 기술이 좋은 국가를 상대할 때 주로 사용하는 방식은 피지컬을 이용해 미드필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감행, 패스 코스를 차단시켜 상대방을 조급하게 만든 후 개인기로 돌파하려는 선수의 공을 빼앗아 카운터 어택을 날리는 것이었다. 이게 잘 들어먹힌 것이 대 포르투칼 전이었고, 포르투칼은 이 전술에 밀려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스페인 전에서는 조금 양상이 달랐다. 일단 결승까지 올라오며 알게 모르게 선수들의 체력이 하락해 있었고, 컨디션도 전체적으로는 하강국면이었다.(숱한 세트피스 장면에서 어이없는 패스가 몇번이나 나왔던가) 거기에 스페인에는 포르투칼과 달리 결정적일 때 한방을 넣을 수 있는 스트라이커가 있었다.^^;;

스페인은 전방위 압박과 중앙 밀집 대형을 뚫지 못한 포르투칼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토레스를 원톱으로 해서 수비수 뒷공간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전방 패스를 투입, 결국 소기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어차피 측면에서의 크로스로는 장신군단 독일 수비벽을 뚫기 힘들기 때문에(중앙 수비수 2명은 모두 198, 194의 거한이고 측면 수비수도 람을 제외하면 모두 180이 넘는다-_-;)중앙에서의 공격만이 살길이었는데, 포르투칼의 중앙 투입 패스가 멈춰 있는 아군에게 패스하는 정적인 것이었다면, 스페인의 중앙 침투패스는 모두 아무도 없는 뒷공간에 떨궈 놓은 후 수비수와 토레스를 경합시키는 동적인 것이었다.

비야의 부상으로 인해 원톱의 꼭지점에서 화룡점정의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엘 니뇨(소년)' 토레스는 결국 다가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고, 그 골은 결국 스페인의 44년 무관의 한을 풀어주는 결승골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응원하던 팀이 결승에서 우승해서 기분이 좋았던 유로2008이 되겠다. 네덜란드가 올라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덧. 미하엘 발락. 레버쿠젠에 있을 당시 전설적인 '준우승 트레블(리그-컵-챔스리그)'을 달성. 이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 후 리그에서는 우승을 맛보지만 챔스, 월드컵 우승과는 역시 인연이 없었음. 첼시로 이적한 후, 올해에 클럽에서는 리그-컵에서 준우승을 맛봤고 국대에서는 유로2008 준우승. ....이정도 되면 거의 저주지?
이러한 발락을 놓고 나온 우스개 소리로는 "결승에 가고 싶은가? 발락을 사라. 우승하고 싶은가? 발락을 버려라" 가 있다.(....)

by 魔神皇帝 | 2008/07/01 00:40 | 축구에 관한 몽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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